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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늦가을이었다.
서울로 외출을 나갔다가
서울역에서 기차를 타고
집 근처의 백마역에서 내려
귀가하는 중이었다.
한낮에 보도 옆의 소나무 가지를
전지하였는지 잘라진 가지들이
수북수북 쌓여 있었다.
제법 커다란 가지 하나가 두서너 발치
내 앞을 걸어가던 아주머니를 가로 막고 있었다.
그냥 지나갈 수 없어선지 아니면
다른 사람을 위해서인지
그 가지를 길옆으로 치워주었다.
양식 있는 참 고마운 분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다니기가 불편했을 터인데
비켜 지나가기만 한 것 같다.
몇 년 전에 후배가 운전하는 차에
동승하고 가는데 가는 앞 도로에
제법 커다란 나무토막 하나가
방치되어 있는 것이 눈에 들어 왔다.
운전하던 후배는 차를 세우더니
나무토막을 길옆으로 치운 후 운전을 계속했다.
참 대단한 후배란 생각이 들었다.
수많은 차량들이 지나갔을 터인데
누구하나 치우는 자가 없었다.
어찌 보면 귀찮은 일이다.
후배는 그 일을 했다.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하는 것처럼.
이를 지켜보는 동행자들이 모두 즐거웠다.
나도 같은 방향이어서 나무 가지를 옆으로
옮기는 사이에 아주머니 가까이 가게 되었다.
소나무가지를 치우던 아주머니는
조금 다른 분위기였다.
혼잣말처럼 불평하는 아주머니의 말소리가 들렸다.
제대로 치우지 않고 길에다 두었느냐며
욕지거리에 가까운 말과 함께
잔뜩 화난 표정으로 나무 가지를
옆으로 휙 던졌다.
전자의 후배와는 전혀 달랐다.
물론 귀찮은 일이긴 하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하였다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 싶다.
시골에 사는 노인 부부를 알고 있다.
남편은 인심이 후해 집에 오는 친구나
친인척에게 무엇을 주지 못해 안달이다.
부인은 그와 반대다.
남편의 고집을 꺾지는 못한다.
결국 내주면서도 부인의 얼굴은 밝지 못하다.
이왕 줄 것을 밝은 표정으로 주면
더 고마워하지 않을까.
자기 물건 남 주는 거
아깝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말에 이런 표현이 있다.
"이왕 하는 거 즐거운 마음으로 하지"
이왕 하는 거 즐겁게 한다면
그 기쁨이 배가 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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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6 - 김용정
15:05 - 박용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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