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랏빛 가을 여인
賢 / 노승한
소슬바람 펄럭이고 가을은 애무한다
푸른 밤송이 갈색으로 차비를 하고
어둠의 평화 앞에 교교하게 흐르는 달빛의 찬가
풍요 속에 아름다움의 결실
심은 대로의 길 따라 익어간다
헤집는 상처 어루만지며
작은 미소 입가에 흐르고
지나 온 발자취 망각으로 잠 재워
뒤덮은 발자국 행복의 나래를 펼치리라
기억 속에 묻어두고 희망으로 태어난
아름다운 모습의 살피는 회한의 미소로 넘친다
《죽음의 고개를 수번 넘나든 여인을 만나고서》
출처 : http://cafe.daum.net/poem0/3tlw/5626
그림 : 오진국
능소화 사랑의 여한
사랑의 목 메임에 혼을 놓고
흘러간 세월 앞에 빗장의 물결
곤히 잠든 추억 일깨워 작은 손 내밀어
차가워진 등판을 쓰다듬는다
황혼의 노을 앞에 아픔
상처 손으로 다듬고
마음으로 다듬어준다
담장의 능소화 고개 내민 여한
살랑대는 스치는 바람이 보듬누나
원본 : http://cafe.daum.net/poem0/3tlw/5022
그대 그리움 앞에
賢/ 노 승한
통곡의 아픔 속에서 도려내는 아픔
지나고 나면 다 그런 것을
하잘것없는 인생사 허우적대다 가는데
아귀다툼의 싸움
지나온 상처는 성숙을 잉태하여
여유로움을 낳고 자연의 인간으로 되돌리는데
넘지 못하는 아집의 소유
슬픔과 고통으로 탄생하여 헤매고
넘지 못하는 높은 장벽 아래 아우성이다
시냇물 흘러서 강에 이르고 흘러서
바다에 다다름으로 파도를 알게 된다
원본 : http://cafe.daum.net/poem0/3tlw/4714
목숨 바친 사랑 앞에
賢 / 노 승한
무너지고 할퀴고 동강난 아픔
보듬어 애잔한 품으로 감싸야하는
소용돌이파도 앞에 매몰된 상처
발버둥 하며 붙잡으려는 애절한 심경
한가로이 출렁이는 바닷가
미동의 움직임에 조약돌 사랑 꿈꾸는데
원형이정 사랑으로 주춧돌 다져
곧게 뻗은 소나무의 푸른 기상 닮아라
시시때때 온도에 맞춰
변하는 세월 안고 돌아보니
어린 제왕 편히 간곳 안식이어라
원본 : http://cafe.daum.net/poem0/3tlw/4516
* 단종의 폐위날을 기리며……
왕위에 올라 갓 3년을 보낸 단종이 삼촌인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물려주고 상왕으로 물러났다. 수양대군이 2년 전 계유정난을 일으켜 김종서, 황보인 등과 친동생 안평대군을 죽이고 실권을 장악한 뒤부터 명목상의 임금으로 근근히 왕권을 유지해왔으나, 수양대군이 단종의 측근들을 유배시키며 목을 조여오자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왕위를 포기한 것이다. 단종은 태어난 지 3일 만에 어머니가 숨지는 불운을 겪었지만 할아버지 세종의 총애를 받으며 8세 때 세손, 10세 때 세자로 책봉돼 나름대로 순탄한 길을 걸었다. 그러나 세종이 죽고 병약한 아버지 문종마저 즉위 2년 만에 죽자 단종은 1452년 5월, 12세의 나이로 왕위에 올라 기구한 운명 속으로 내몰렸다. 상왕으로 물러난 단종을 위해 사육신 등이 한때 복위를 시도했지만 그들의 목숨은 물론 단종의 수명까지 단축시키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결국 단종도 사건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1457년 6월 노산군으로 강봉 당해 강원도 영월 땅 청령포로 유배됐다. 그해 12월 사약을 받고 영월 장릉에 묻혀 조선 임금 중 유일하게 경기도 밖에 묻힌 왕이 됐다.
욕망을 불태운 불혹의 여인
소리 없이 흘러내린 빗줄기
가슴을 쓰다듬어 멍든 상처 어루만져
황홀한 꽃잎이 낙화하더라도
그 깊은 곳 아픔에 상처 쓸어주니
감격에 이슬비 종일토록 내리고 모자라
깊은 밤 한 잔의 커피 속에 낭만의 향수를 밟는다
모질게 짓이겨진 운명의 수레 앞
들풀이라 꺾지 않으려
인고의 꽃을 기다려보나
독초가 화려한 꽃을 피우듯
양호지간의 숙명을 탓하랴
슬픔과 기쁨은 공존하여
자라는 독초는 촌음을 아끼지 못하나니
후회 많은 삶을 무지개 수놓으려
욕망의 불을 태운다
원본 : http://cafe.daum.net/poem0
목마른 사랑의 갈구
허공에 하얗게 떠돌던 가슴
간밤에 내린 빗속에
설움의 한 폭 움켜쥐고
여명이 밝아 방황에 홀로 서 보니
세상사 역겨운 날들의 발자국들
지워지지 못한 채로 살아가는 삶
안타까운 마음에 비정한 마음에 단절
바람 돌아 불지 못하니
상처는 흉터로 남아 쉬지 않고
비오는 날이면 이렇게 가려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