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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01-01 09:00 2018-11-06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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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11-18 21:41 # 수정/삭제 답변달기 퍼머링크

    오늘 부여에 가서 시제 지내고 왔어요.
    돌아오는 길에 부소산성에 들려 낙엽과 놀다왔어요.

    1. 나루 2018-11-26 09:53 # 수정/삭제 퍼머링크

      댓글이 늦었어요. 부여에 가본 지가 여러 해 되었네요. 이제 자연은 모두 친구처럼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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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01-01 09:00 2018-11-01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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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수터 가다가 은행나무를 만났습니다. 사흘돌이로 가다가 이번에는 한 일주일 만에 갔습니다. 전날은 비도 왔고 그날은 바람이 몹시 불기는 했지만, 길을 잘못 들었나 할 정도로 길은 울긋불긋한 낙엽으로 덮였습니다.

 

그중에서도 저 은행나무 아래는 얼마나 노란지 멀리서부터 발걸음이 빨라졌습니다. 가까이에서 보니 장관이었습니다. 잠시 후 나무를 올려다보는 순간 좀 전 그 기분이 사라졌습니다. 졸가리만 남은 나무의 훤해진 정수리가 안됐습니다.

 

봄부터 가을까지 저 많은 잎을 붙들고 있느라고 얼마나 힘들었을까요. 지쳐보였습니다. 길을 덮어버려서 밟지 않고 갈 수는 없었으나 은행나무가 빤히 내려다보는 것 같아 송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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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01-01 09:00 2018-10-27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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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새밭에 반나절만 깃들다 와도 근사한 시 한 편 나올 듯한 시월입니다. 억새들도 젊고 푸른 수액이 흐르던 봄을 거쳐 만추에 이르렀으니, 긴 강을 건너와 석양을 바라보는 나와 통하는 게 있을 것 같습니다. 작년에 보고 온 억새꽃이 보고 싶습니다. 보고 싶다는 것은 못 잊는다는 뜻도 되는데 자연을 닮은 친구가 그리운지, 요즘 내 마음속에는 어린 날 뒷동산에서 보았던 산새가 자주 놀러오기도 하고 억새향도 가득합니다.

 

가을이 깊어가면서 억새는 더욱 희어지고 가벼워집니다. 바람 분분히 부는 가냘픈 등 위로 달빛이 흐르면 억새는 그 빛으로 은하를 이루고 그동안 모진 비바람으로 겪은 시름을 씻어 내립니다. 아침이면 이슬을 머금고 새벽처럼 맑은 시를 읊을 것 같습니다.

 

살아 있다고는 해도 피돌기는 이미 멈춰 있을 억새들. 그래도 하늘공원에서 빌려오고 싶은 게 있다면 억새밭입니다. 아니 하룻밤 그곳에서 그들과 함께 지내고 싶습니다. 풀벌레들이 무슨 이야기를 나누는지 엿들으며 긴 강을 건너온 내 이야기도 들려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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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01-01 09:00 2018-10-24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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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레드 2018-10-24 17:09 # 수정/삭제 답변달기 퍼머링크

    그러게요. 기분이 특별히 가라앉거나 그런 날도 아닌데 깊어지는 가을이어서 그럴까요? 먼저 집 창틀에 자주 날아와 숨을 돌리고 가던 매미 녀석까지 보고싶어지네요.ㅎㅎ 원래도 잘 웃고 잘 우는데 갈수록... 가장 최근에 생긴 제 별명이 수도꼭지가 되더니 아무래도 그 값을 하는 모양이예요.^^ 자주는 못 오지만 석양에 이끌려 들어왔어요. 이 가을, 충분히 만끽하시고 아프지 마세요...^^

    1. 나루 2018-10-24 19:30 # 수정/삭제 퍼머링크

      완전 열린 수도꼭지는 안 돼요. 조금만 틀어놓으세요. 저에게 올해는 엉망진창이서 사실 가을 모습도 제대로 느끼지 못했답니다. 혼자서는 아직 안 된다고 아들 둘을 대동하고 다녀온 소요산 초입이 전부지요. 가끔 약수터에도 가지만 가을을 느낄만큼 충분하지가 않아요. 그래서 하늘공원 석양 사진을 꺼내봤어요. 찾아주시니 엄청 반가웠고요. 레드 님께서도 부모님 앞에서 아프면 안 되고요.

  2. 이승필 2018-10-25 11:55 # 수정/삭제 답변달기 퍼머링크

    나루님! 마음이 너무 쓸쓸해 보여 끝내 두어 자 쓰기로 했어요. 하늘공원의 억새들과 이미 약속해 놓았어요. 내년 가을에 수필 쓰시는 친구와 함께 오겠다고요. 그 분이 누구인지 맞추면 함께 갈 텐데요.!?ㅎㅎ

    1. 나루 2018-10-25 20:07 # 수정/삭제 퍼머링크

      저와 레드님까지 함께 해주신다면 시와 수필 쏟아지겠는 걸요. 우리는 억새의 삶을 이해할 세월을 살아왔으니까요. 찾아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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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01-01 09:00 2018-10-22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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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01-01 09:00 2018-10-19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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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10-19 21:26 # 수정/삭제 답변달기 퍼머링크

    국화의 계절은 어김없이 돌아왔네요.
    나루님, 꽃길 우리 함께 걸어요.

    1. 나루 2018-10-20 09:02 # 수정/삭제 퍼머링크

      그래야지요.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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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01-01 09:00 2018-10-15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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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10-15 17:59 # 수정/삭제 답변달기 퍼머링크

    언니, 많이 힘드셨네요.
    이제는 좋은 일만 있을 거예요.
    아프지 마시고 건강하게 우리, 늘 함께 ~
    언니도 힘내시고 저도 힘내면서요.

    1. 나루 2018-10-15 19:29 # 수정/삭제 퍼머링크

      그러길 바라고 있지요. 숲님도 즐겁게 지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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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들바람이 불어오면서 화초들이 생기를 찾나 했더니 갑자기 떨어진 기온으로 시들시들하다. 그게 자연의 순리라고 해도 초봄에 아들을 부추겨 안마당에 꽃밭을 만들어 놓고 병원 들락거리느라고 제대로 돌보지 못해 아쉬움이 많다.

 

요즘은 따가운 한낮 햇볕이 좋아 가을살이 하나 걸치고 그 화초 앞에 자주 서성인다. 유홍초와 나팔꽃은 꽃 진 자리마다 씨주머니를 앙증스럽게 매달았다. 올여름 전국 평균 최고 기온이 30.7도를 기록해 우리나라가 기상 관측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73년 이후 가장 더웠다고 하는데, 가녀린 줄기로 수분을 길어 올리느라 얼마나 고생했을까. 저런 한해살이 식물도 책임을 다하거늘 나는 아프다고 몇 달 동안 게으름뱅이로 살았으니 할 말이 없다.

 

 

2018년 4월부터 눈에 띄게 기력이 줄어들었다. 단숨에 걸어갔다가 와도 끄떡없던 시장 다니는 일이 꾀부리듯 힘에 부쳤다. 허리도 아프고 다리가 무거웠다. 의자가 보이면 앉고 싶었다. 심상치 않아 서울 살 때 다녔던 K 대학 병원에서 종합검사를 받았다. 예상했던 대로 여기저기 고장 나 있었다. 수술도 하고 한 달 넘게 통원치료하면서 알게 된 건 칠십 년 넘게 산 인생은 언제 스러질지 모르는 종이 심지처럼 불안하다는 거였다. 하루는 약해졌다가 다음 날은 강해지기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남편도 병이 났다. 구월이 끝나갈 무렵에서야 둘은 회복하였고 건강에 무심했다는 걸 후회했다.

 

취미생활이었던 글쓰기조차도 절필하고 싶도록 고통스러운 시간이었다. 배달되는 책은 쌓아두었고 내 손길을 기다리는 꽃도 돌보지 못했다. 별로 솎아낼 것도 없는 옷과 책을 절반으로 줄였다. 장롱과 책장이 나처럼 답답할 것 같아서 숨을 쉬게 해주고 싶었다. 언젠가는 입겠지, 나중에 읽어야지 하고 꽂아놓고 눈요기하는 일은 하지 않기로 했다.

 

2년 전 동두천으로 이사했을 때와 비교하면 나에게 실망이 크다. 말치레가 아니라 아들은 서울과 한 시간이나 멀어져 친구들을 아무 때나 만나지 못하는 섭섭함은 있어도 도시에서 차갑고 강렬했던 물감 색이 부드럽고 환하게 변해갔다. 나 또한 심신이 안정되어 편안한 수필을 여러 편 썼다. 이 마을 사람들이 발전도 없는 시골에 왜 왔느냐고 이상한 눈길로 물어볼 때마다 당당하게 대답했다. ‘나는 글을 쓰고 아들은 그림을 그리는데 자연이 필요해서라고’ 그 정도로 자부심이 대단했거늘 말만 떠벌려 놓고 낭패 아닌가. 아는 사람 한 명도 없는 타지에서 잘 지낼 수 있었던 것도 그림과 문학이 있었기 때문인데 말이다.

 

그대로 끝날 줄 알았던 내 감성이 어느 날 비실비실 깨어나는 게 느껴졌다. 다섯 달 넘게 나 몰라라 했던 글밭도 궁금했다. 처음 문학을 공부할 때처럼 설렘을 안고 글고랑(컴퓨터)에 앉았다. 커서가 제자리에서 깜빡거릴 뿐이었다. 머릿속이 뒤엉켰다. 엉망진창일 거로 예측했어도 상상외로 척박하고 어수선했다. 쉬는 동안 식물인간으로 있지 않았건만 어처구니가 없었다. 문화생활을 누리고 여행을 다녀도 모든 게 녹슬 나이라고 해도 내가 외면했던 시간보다 글은 더 멀리 냉정하게 달아나 있었다. 쉬었어도 문학에 발을 들여놓은 지 수십 년이라 다잡으면 문맥이 술술 이어질 거라는 믿음은 자만심이었다. 하지만 잃었던 밥맛이 살아났듯이 글맛도 언젠가는 돌아올 거로 믿고 있다.

 

김훈 작가는 ‘밥벌이의 지겨움’이라는 글에 이렇게 썼다. ‘인생 중 하루 늙으니까 두 가지 운명이 확실히 보인다. 세상의 아름다움이 벼락 치듯 눈에 들어오고, 봄이 가고 또 밤이 오듯이 자연현상으로 다가오는 죽음이 보인다.’라고.

 

나도 되게 앓고 난 후에야 고통 속에 사는 사람의 심정을 다소 이해할 수 있었고 소홀했던 주변의 아름다움이 벼락 치듯 전신으로 들어왔다. 무엇보다 나를 진심으로 걱정하는 분들의 기도가 있었기에 건강을 되찾을 수 있었고 그 따스함이 초심으로 돌아가게 하는 용기를 주었다.

 

 

1970-01-01 09:00 2018-10-0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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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8-10-19 21:25 # 수정/삭제 답변달기 퍼머링크

    나루님의 글을 읽으며 죄송함을 먼저 전합니다.
    힘이되어 주지 못해서, 너무 무관심한 거 같아서.
    힘든 강을 잘 건너셨네요.
    살아갈수록 삶이란 녹록하지 않다는 것을 실감합니다.
    나루님, 우리 힘내요.

    1. 나루 2018-10-23 10:49 # 수정/삭제 퍼머링크

      별말씀을 다 하십니다. 누구나 힘든 날은 있어요. 그리고 그것은 본인만이 해결할 수 있지요. 다만 숲님을 비롯하여 주위 분들의 기도가 전해져서 회복이 빨라졌다고 믿습니다.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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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01-01 09:00 2018-10-05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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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01-01 09:00 2018-09-29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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