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별나게 매운 것을 좋아하는 내게 고추장은 어려서부터 친근한 맛이다. 매운 떡볶이, 매운 낙지 볶음 그리고 밥맛이 없을 때는 갓 지은 밥에 고추장과 참기름만 넣어 비벼 먹어도 입맛이 돌았다. 그 고추장의 주재료인 고추가 우리나라에 전래된 것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임진왜란 후 일본에서 전해졌다는 것이 가장 유력한 설이다.
 
그러니 우리나라 김치하면 시뻘건 배추김치가 대표적이고 한식의 대표적인 맛이 매운맛이려니 하지만, 실은 고추를 음식에 쓴 것은 생각보다 오래되지 않았다. 그전에는 백김치에 젓갈이나 된장 등을 주로 쓴 것이 한식의 특징이다.
 
고추장은 주로 3, 4월에 담그는 것이 풍습처럼 이어졌지만, 지금은 유난스럽게 시기를 따지지는 않는다. 재료는 쌀가루, 고춧가루, 엿기름, 메줏가루, 소금으로 모두 섞어 발효시킨 것인데 그 맛과 향이 오묘하다. 쌀의 전분이 분해한 단맛, 콩의 아미노산이 분해한 감칠맛, 소금의 짠맛, 발효 시 생성된 유기산의 신맛 그리고 발효할 때 생성된 알코올에서 나온 에스테르 향이 섞이니 그야말로 신묘막측(神妙莫測)한 맛과 향이다.
 
고추의 캡사이신 성분 덕에 식욕과 소화를 촉진하는 고추장은 찹쌀고추장, 밀가루고추장, 보리고추장이 있다. 찹쌀고추장은 초고추장이나 참기름과 섞어 양념으로 쓰고 밀가루 고추장은 국이나 찌개, 보리고추장은 쌈장으로 주로 쓴다. 요즘은 개량식으로 밀가루에 황곡균을 배양한 코지에 고춧가루 물엿 소금을 섞어 손쉽게 만들기도 한다.
 
오늘은 지난 시간 된장찌개에 이어 집에서 많이 활용할 수 있는 ‘고추장찌개’와 손님 초대 때 근사해 보이는 ‘쇠고기 찹쌀 구이’를 실습해 보기로 했다.
 
 
* 고추장찌개
 
 재료 (2인분)
 
   쇠고기(차돌박이, 등심 등)  30g    고추장  2T.S     참기름  1t.s.
   애호박  1/4개     감자  1/2개     다진 마늘  1/2T.S.      유부  4장 
   생강  1/2t.s.     대파  15cm     느타리버섯  3송이       
   후추  약간  설탕  1/2t.s.     쌀뜨물  3C     양파  1/4개
   두부  1/4모     간장  1/2t.s.     다시마  약간
 
만드는 법
 
1. 쇠고기에 불고기 양념을 해둔다.
2, 애호박, 감자는 넓적하게 썬다. 양파도 두껍게 채 썬다.
   두부도 넓적하게 썬다.
3. 유부는 팔팔 끓는 물에 슬쩍 데쳐서 기름을 뺀 후 길게 썰어 놓는다.
4. 1을 냄비에 넣고 볶다가 고추장, 애호박, 감자, 양파, 다시마를 넣고 볶다가 어느 정도 간이 배면 쌀뜨물 1C을 넣고 끓인다.
5. 4가 한소끔 끓으면 쌀뜨물 2C을 더 넣고 다시 끓인다. 팔팔 끓을 때 유부와 두부를 넣는다.
6. 불을 끈 후 어슷썰기 한 대파를 넣는다.
 
 
 
* 쇠고기 찹쌀 구이
 
재료
 
쇠고기(홍두깨살, 우둔살)  200g     찹쌀가루  3/4C     대파  1뿌리
소금  약간     후추  약간     참기름  1t.s.     식용유    깻잎 1묶음
소스 ( 간장 2t.s.  식초  2t.s.  설탕  2t.s.  겨자  2t.s.  생수  2T.S.
       잣가루나 깨소금 약간)
 
만드는 법
 
1. 고기는 얇게 펴서 소금, 후추, 참기름으로 밑간한다.
2. 대파는 5cm 길이로 썬 후 세로로 채 썰거나 파 채칼을 이용한다.
3. 채 썬 대파와 깻잎은 얼음물이나 찬물에 잠깐 담갔다가. 건져 체에 받쳐둔다.
4. 1에 찹쌀가루를 묻힌 후 팬에 지진다.
5. 접시에 4를 두르고 가운데 파 채를 놓는다.
6. 소스는 종지에 담아 티스푼을 곁들인다.
7. 고기에 파 채에 소스를 뿌리고 돌돌 말아서 먹는다.
8. 잣가루를 따로 고기 위에 장식해도 된다.
9. 찹쌀 쇠고기 구이에 채 썬 파와 깻잎을 돌돌 말아 접시에 담아도 좋다.
 또는 채 썬 파와 깻잎에 소스를 섞어 묻혀서 내놓아도 좋다.
 
 
 
# 배 깍두기
 
* 재료

  배(대)  1개     액젓  1.2T.S.    파  2T.S.
  고춧가루  1.5T.S.     깨소금  1T.S.     청양고추  1개
 
* 만드는 법

1. 배는 작게 깍둑썰기 한다.
2. 청양고추는 잘게 썬다.
3. 큰 그릇에 배와 모든 양념을 섞는다.
4. 냉장고에 1~2 시간 넣어두면 간이 배서 더 맛있다.
 
 
시뻘건 고추장찌개를 보니 군침이 돈다. 잣가루 입힌 찹쌀구이 쇠고기도 제법 고급스럽고 맛나 보인다. 깨소금보다 잣가루를 고명으로 쓰니 먹는 입장에서는 공연히 더 대접받는 기분이 든다.
 
파 채나 깻잎 채가 걱정스러워 일부러 파 채칼을 준비해 갔더니 전과는 달리 모든 회원이 파 채칼을 거부한 채 직접 손으로 썬다. 장족의 발전이다. 오늘이 이번 학기 마지막 시간이라는 것이 아쉬울 정도로 모두 진지한 표정에 자신감이 붙은 자태다. 이제야 숨은 재능을 발견했다는 기세다.
 
팀을 이뤄 누군가의 집들이도 해줄 수 있겠다는 말에 나는 그만 아연실색했다. 이제 가정에서 실습만 여러 번 한다면 요리에 관해 목소리를 높일 만하다. 두 가지 다 맛이 있었지만, 아쉬웠던 것은 고기가 조금 식어 맛이 덜했다. 가족에게 해 줄 때는 갓 구운 찹쌀 쇠고기를 즉석에서 내어 주며 그들의 표정을 보겠다며 이미 그 광경을 상상하며 입은 귀에 걸렸다.
 
언젠가 다시 마주치기를 기대하며 우리의 요리실습은 화창한 가을날을 시샘하듯 아쉬움을 남겼다. 모두 몸과 마음이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함께해서 행복했습니다. 감사합니다!
1970-01-01 09:00 2015-12-19 22:09
댓글
2 개

Comments List

  1. 황수현 2016-01-04 16:31 # 수정/삭제 답변달기 퍼머링크

    즐거운 요리시간, 아는 분 모습도 보이고요.. 시식시간이 참 즐겁다 하시더군요~

    1. 박미령 2016-01-14 18:00 # 수정/삭제 퍼머링크

      완성의 만족이 크지요. 저도 퍽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