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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시  +   [게시판/게시판]  |  2010/02/07 18:02
2010/02/07 18:02 2010/02/07 18:02
알레시 가문의 디자인 경영
에디터 | 이재연(jyeon@noblesse.com) 2010.02.01
이탈리아 북부, 평온한 오르타 호수를 굽어보는 오메냐 지역에 위치한
알레시 본사에서 창업자의 3대손이자 현 대표 알베르토 알레시(Alberto Alessi)를 만났다.
알레시를 ‘꿈의 공장’이라고 했던가.
상상력의 꿈을 뿜듯 하얀 시가 연기를 내뿜는 그와 함께
알레시 가문의 디자인 열정, 현재 그리고 미래의 디자인 경영에 대해 진지한 대화를 나눴다.
알레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이탈리아 디자인 붐을 선도한 주역으로,
오늘날 우리가 Made in Italy 신화를 얘기할 때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기업이다.
1921년 1세대 조반니 알레시가 전통적인 소규모 주방용품을 제작한 것으로 시작해
3대를 거치며 60여 개국에 수출하는 매출 2000억 규모의 디자인 기업으로 성장했다.
특히 1970년부터 회사를 책임져온 3세대 경영자 알베르토 알레시는
인하우스 디자인 방식을 파기하고
외부 디자인 인사를 영입해 제품을 개발하는 새로운 디자인 원형을 발굴한 인물로
 ‘이탈리아 디자인의 대부(godfather)’라 불리기도 한다.

보수적인 이탈리아 사회의 우려를 뒤로한 채
필립 스탁의 주이시 살리프(Juicy Salif) 같은
효용성은 거의 없는 예술품에 가까운 상징적 제품을 과감히 출시하고,
천대받던 알루미늄과 플라스틱 소재를 활용해 생활 디자인에 감성을 불어넣으며
알레시의 아이덴티티를 확립했다.



















알레시는 3대에 걸쳐 성공적으로 발전해온 회사다.
가족 경영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보는가?
 
- 지역적인 작은 규모의 회사에서
세계 시장으로 나아가는 시기에 장기적 비전을 세우는 데 가족 경영이 효율적이었다.
유년 시절부터 회사의 역사와 함께 성장한 사람이 경영을 맡으면
보다 유기적으로 회사를 이끌 수 있다.
마케팅 측면에서 본다면
이탈리아 디자인은 매우 개별적이고 개성적인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시장성으로 접근하는 기업보다 가족의 아이덴티티를 반영한 우리가 더 유리했다고 생각한다.

윗세대에게 받은 가장 큰 가르침은 무엇인가?
-회사를 가족처럼 여기는 애사심과 품질에 대한 깊은 관심이다.

알레시의 기업 철학을 어떻게 정의할 수 있을까?
- ‘알레시는 행복을 파는 회사’라고 말한 필립 스탁처럼
짧고 명쾌하게 정의할 자신이 없다.(웃음)
우리는 20세기 중반 이후 이탈리아 생활용품 디자인 역사를 주도했고
1980년대부터는 국제화에 걸맞게 해외 디자이너를 발굴, 영입하면서
그 디자인도 이탈리아 디자인으로 인정받게 했다.
세계 최고 디자인을 낳는 산실이자,
그 디자인과 대중을 잇는 매개체, 중개자의 역할을 자처한다.

밀라노 가톨릭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했지만
무엇보다 예술을 사랑하고 특히 살바도르 달리의 열혈팬이라고 들었다.
기존의 고루한 주방용품 디자인을
감성적이며 유머러스하게 변화시키는 데
당신의 그런 성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그러한가?

-창의적인 경영 아이디어는 어디서 어떻게 얻는가?
나는 좋은 품질은 기본이고, 여기에 일상 속에서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제품을 만들고자 했다.
1970년대는 세계의 유명 디자이너가 실험적 활동을 펼친 때다.
운 좋게도 경영 일선에 뛰어드는 동시에 이들과 직접 교류하며 작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
에토레 소사스, 리처드 사이퍼, 알도 로시, 알레산드로 멘디니 같은 거장은
디자인뿐 아니라 회사 경영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덕분에 회사 경영도 창의적으로 변해갈 수 있었다.
알다시피 우리 세대 이전에는 디자인 경영의 개념조차 없었다.
스스로 터득해야 하는 부분이었는데,
이들을 만나는 순간순간이 나에게는 경영 수업과 같았다.
회사는 내게 가족이 함께하는 집이자 학교 같은 존재였다.

기존에 없던 혁신적인 제품을 제안하는 당신에게
윗세대의 반대 또는 우려의 목소리는 없었나?

-할아버지와 아버지 세대는 경영자가 디자이너의 역할을 겸했는데
내가 기존에 알레시가 만들던 디자인을 포기하고
모든 디자인을 철저히 외부 전문가에게 맡겨 처음 보는 물건을 찍어내기 시작하자
초기엔 다들 겁을 냈다.
하지만 결과는 대성공이었고,
회사가 세계적인 명성을 얻자 모두들 크게 만족하며 네가 옳았다고 인정해줬다.

전통을 고수하는 것보다 혁신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
 
-그렇다. 그러나 경계선을 분명하게 가늠할 줄 알아야 한다.

그 경계선이란 정확히 어떤 개념인가? 
-가능함과 불가능함의 경계.
가능함이란 ‘혁신적이며,
실제 기술로 제작 가능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영역’,
불가능함이란 ‘지나치게 앞선 감이 있고 기술로 구현하기 힘들며,
소비자가 구매하기 꺼리는 영역’을 말한다.
내가 추구하는 디자인은 가능함의 영역에 있지만
불가능함과의 경계에 가장 밀접한 지점, 그 경계선을 타깃으로 한다.
이런 방침은 조금만 예측을 벗어나면 시장성 확보에 실패할 수 있기 때문에 리스크가 매우 높다. 하지만 이를 감수해야 시장의 리더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대중 소비 제품을 생산하는 많은 회사는
독창적인 디자인에 투자하기보다
이미 성공한 제품을 연속적으로 복제하며 단지 유리한 가격으로 승부하려 한다.
단언컨대 이런 기업은 마케팅 기업이지 디자인 기업이 아니다.
알레시는 디자인 회사로 인정받고 싶기에 모험을 감행한다.
경계선을 제대로 가늠하면 오히려 니치 마켓을 생성해 이를 독점할 수 있는 권한이 생긴다.
규모의 경제 논리로 볼 때 불리한 입장에 있는 작은 가족 기업 알레시가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이렇게 전략적으로 꾸준히 새로운 시장을 개척했기 때문이다.

그토록 새로운 디자인을 갈망하면서 왜 직접 나서지 않았나?
-어릴 때부터 가업을 잇는 것이 나의 운명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회사 경영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는 경영학을 전공하기보다
다양한 호기심을 확충하는 것이 차별화된 회사를 경영하는 데 더 큰 영감을 줄 수 있다고 믿었다. 앞서 말했듯 법학을 전공했고, 더불어 철학과 예술, 심리학 등의 수업을 들었다.
디자인에 대한 관심도 지대했지만
내가 직접 하는 것보다는 디자인 자체에 관심이 있었다는 게 맞는 표현이다.  

알레시 최고의 베스트 디자인을 꼽는다면?
-알레산드로 멘디니의 와인 오프너 안나 G(Anna G),
마이클 그레이브스의 주전자 버드 키친(Bird Kitchen),
리처드 사이퍼의 에스프레소 커피 메이커,
스테파노 조반노니의 지로톤도(Girotondo).

알레시는 당신 세대에서 주방용품 외에도
전자제품, 욕실 가구, 시스템 주방, 자동차 인테리어 등 활동 영역이 다양해졌다.
앞으로 또 다른 분야에서 알레시를 만날 수 있을까?
-알레시는 주방용품이라는 작은 섬에서 출발했지만 
주변의 새로운 섬을 발견하고, 이를 개척하는 탐험가 정신을 발휘해왔다.
현재 가장 관심 있는 것은 와인 사업이다.
개인 와인 양조장을 갖고 있는데 혼자서 즐기기엔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웃음)
2012년 이후에는 알레시 매장에서 알레시의 상표를 단 와인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현재 4세대는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가? 회사 참여 정도는? 
-4세대 자녀가 14명인데 그중 3명이 실무를 담당하고 있다.
동생의 아들 마테오가 마케팅을, 다른 조카가 커뮤니케이션 파트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증조할아버지의 이름을 본뜬 조반니는
회사에 몸담진 않았으나 독립적으로 디자인에 참여하고 있다.
아마 알레시 성을 물려받은 최초의 디자이너가 될 것 같다.

다음 세대의 경영권은 누구에게 넘길 것인가? 4대 경영을 기대할 수 있는가?
-글쎄, 회사의 미래를 생각할 때 복잡한 구도를 만들지 않으려면
내가 영원히 살아야 할 것 같다.(웃음)
회사가 커가는 모습을 보는 것이 무척 즐거운데 불멸하는 삶이 가능했으면 좋겠다.
솔직히 나날이 고도로 산업화되는 시대에 가족 경영은 한계가 있다.
굳이 가족 경영을 고수하진 않을 것이다.
회사를 잘 이끌 수 있는 사람이라면 가족이 아니어도 상관없다.
후손 중에 가업이 아닌 다른 일을 원하는 이도 있을 것 아닌가.
그들도 자유로워야 한다.
하지만 누가 최고 자리에 오르든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디자인 회사로
디자이너와 대중의 훌륭한 매개체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달라고 당부하고 싶다.

사진 신선혜 현지 취재 여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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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치도 2010/02/09 17:39 답글삭제
"행복을 파는 회사"
이 한 귀절이 알레시의 모든 디자인에 있어서나 기업적인 면에서나 확고한 철학을 보여주네요
우리는 이런 기업인을 만나기 왜 힘들까요? 반문하고 싶습니다
기업이 사회를 위하여 한다는 것이 너무 한심스러운 꼴 얼마나 보아왔습니까?
비근한 예로 형제의 난, 왕자의 난, 결국 동생을 자살의 길로 몰아가고, 본인은 아주 선인인냥 매스컴에 얼굴 들이밀고, 세금포탈, 재산은닉, 폭력배 지휘,불법이란 불법은 모두 자행하면서
불가능의 마지노선까지 대중에게 기회를 주려는 장인의 배려 감동있게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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