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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 “나는 자네를 믿네!” 

 

“나는 자네를 믿네!”


럭키개발(현 GS건설) 사우디아라비아 KSU 현장소장이었던 조재원상무의 격려였다. 조상무는 럭키그룹 회장 막내 사위로서 미국 유학파 실력자였다.


현장 외자과는 건설공사에 필요한 자재를 구매해서 공급하는 부서이다. 전체 공사비의 절반 정도가 자재비인데 큰돈을 만지는 부서이다 보니 유혹이 많고 비리가 잦은 자리였다. 그래서 이 보직에서는 청렴결백한 인성이 최우선이었다.


워낙 노른자위에 속하는 부서라서 3년이 지나면 다른 부서로 가야 하는 순환보직 자리이기도 하다. 나는 입사 때부터 퇴직 때까지 외자구매 업무를 맡았다. 비리를 감시하는 자체 감사, 그룹 감사, 수시 감사 등 일 년 내내 감사를 자주 받는 자리였다. 외자구매 업무 3년이 지난 후부터는 늘 감사 때마다 이 3년 순환 보직 조항에 내가 걸렸다. 감사 지적 사항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를 퇴직 때까지 꿰어 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나에 대한 조상무의 믿음 때문이었다.


사우디 현장에서 2억불짜리 대형 공사를 하다 보면 큰 일이 많이 생긴다. 한 번에 수백만 불 어치 자재를 사야 할 때도 있었고, 자재 조달이 늦어 보잉 747을 통째로 전세내서 자재를 실어 오기도 했다. 조상무는 늘 서류도 안 보고 결재를 해줬다. 그 대신 미소 띤 얼굴로 “나는 자네를 믿네!” 이 소리만 했다.  


여의도 쌍둥이 빌딩 공사 때도 자재과장을 했었다. 당시 금액으로 1600억 원짜리 대형 공사였다. 남들은 쉽게 묻는다. “큰 돈 벌었겠다?” 1600억 원 공사비 중 자재비만 800억 원이고 그 중에 10%만 챙겼어도 80억 원은 해 먹었을 것 아니냐는 것이다. 절대 그런 일 없다고 하면, 그럼 1%면 8억인데 1%도 안 먹었겠느냐며 의아해 한다. 당연히 단, 0.1%도 해 먹은 것 없다.

사람이 살면서 사람을  믿는다는 것은 도박에 가깝다. 사람은 때로는 자신도 못 믿을 때가 있다. 그러니 남을 어떻게 믿겠는가. 그러나 가능한 일이다. 서로 믿는다면 그렇게 든든할 수가 없다. 그 기분에 신이 나서 일을 하는 것이다. 반대로 믿지 못한다면 그것처럼 불안한 일이 없다. 도박처럼 모든 것을 잃을 수도 있다. 늘 의심해야 하고 뒤통수 맞지 않을까 노심초사해야 한다. 


“나는 자네를 믿네!” 했으면, 무슨 일이 있어도 그 믿음에 보답해야 한다는 것이 내 생활신조이다.


사회생활에서는 인간관계도 마찬가지이다. 굳이 “자네를 믿네!”라는 말은 안 했어도 묵시적으로 믿는 관계가 되면 믿음을 지켜야 한다. 


사람이 살면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서로 간의 믿음이다.



2012/05/18 13:34 2012/05/18 13: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