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집 /추영탑

 

 

 

바람이 불때마다 절통切痛을 쟁이는 토방

부서진 방음벽이 뒤안의 잡음을 수습한다

혼자 낡아가기도 힘들어서

태풍 몇 번, 장마 몇 번 폭설도 몇 번

부른 적 있다

 

 

 

뼈마디 욱신거려도 주저앉을 힘이 없어서

깨진 기와 틈새에 잡초를 심고

이슬로 물을 주면 정수리에는 항상 새 머리칼이

돋는다

 

버렸는지 버려졌는지 모를 어중간한 세월을

데리고

 

돌아오지 않는 날들은 떠나지 못한다

다발로 묶어놓은 마당귀 쌓인 시간들

 

 

개미의 천세궁千歲宮이 된 흙담

 

매미울음소리에 맞춰 음표처럼 떨어지는

늦여름의 첫 낙엽 몇 장

혼자서 더 슬퍼져야만 할 이유를 안다

 

 

 

 

 

 

 

 

1970-01-01 09:00 2018-08-27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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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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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현경 2018-08-28 12:53 # 수정/삭제 답변달기 퍼머링크

    시를 읽다보니 웬지 마음이 쓸쓸해지네요...밖에 내리는 비 때문인가 봅니다 ...?ㅋ

    1. 추영탑秋影塔 2018-08-29 14:49 # 수정/삭제 퍼머링크

      동네에 적산가옥인 근사한 집이 한 채 있는데
      이상하게 수십 년째 비어있습니다. 주인은
      강 건너에 살고 있는데 집이 팔렸다거나, 왜
      비어있는지를 알 수가 없습니다

      들어와 사는 사람도 없고.... 무슨 일이 있는지
      ? 넓은 정원에 작은 나무들이 아름으로 커져서 밤에는 몹시 음산합니다.
      행랑채가 헐려서 집안이 다 들여다보이는데... 의문의 집,

      감사합니다. 이현경 시인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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