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스쿨 강사 인터뷰] ⑨ 이재원 “은퇴 후에도 즐길 수 있는 것을 찾아라”


“지금까지 하지 못했던 일에 도전해보시길 바랍니다. 특별히 관심을 가지는 게 없다고요? 그렇다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찾아보세요.”


나이가 들어갈수록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을 주저하는 이들이 많다. 식당도 이왕이면 단골집, 만나는 사람도 매번 같은 사람, 입는 옷도 항상 같은 스타일. ‘이 나이에 내가 무슨…’ 이런 말이 버릇처럼 나온다면? 아마도 별다를 것 없는 내일이 펼쳐질 지루한 은퇴 생활이 당신을 기다리고 있을지 모른다.


현업에 있을 때야 지루할 틈이 없다.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면 집보다는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서다. 하지만 은퇴 후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만날 사람도 크게 줄어든다. 누구도 나에게 ‘일’을 강제하지 않고, 내 스스로 모든 것을 결정해야 된다. 일에 매진했던 자신의 에너지는 갈 곳을 잃은 채 방황한다. 쓰일 곳을 찾지 못하면 말이다.


물론 누구나 좋아하는 것이 있기는 하다. 이들 대부분은 ‘은퇴 후엔 골프나 여행 등 그동안 바빠서 자주 못 즐겼던 레저 생활을 즐기자’라며 막연하게 생각하곤 한다. 실제 은퇴 초반에는 많은 이들이 골프나 여행을 마음껏 즐긴다. 하지만 불행히도 그것만 하고 지내기에는 남은 세월이 너무 길다. 상당수가 몇 년 안 가서 손을 뗀다. 그렇다면 은퇴 생활이 즐겁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앙코르스쿨 이재원 강사는 ‘은퇴 후 어떤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가 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라고 말한다.


“꼭 경제적인 고려를 하지 않더라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합니다. 봉사활동도 좋아요. 단,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일이어야 합니다. 특정한 분야에서 전문가가 돼야 한다는 말입니다. 이러기 위해서는 은퇴 전에 충분한 준비가 필요해요. 직장생활에서의 경험을 활용해서 자격증에 도전하는 것도 좋고, 스스로 연구와 공부를 통해 충분한 식견을 갖는 것도 좋습니다.”


그의 은퇴생활은 ‘우리나라 역사 공부’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 역사를 공부하는 시니어클럽 ‘궁궐이야기(회장 이효일, 공동시삽 이재원, 우태우)’의 시삽을 맡고 있다. 정기적으로 은퇴자들과 교류하면서 회원 관리와 클럽 내 행사를 챙기는 역할을 한다. 궁궐이야기 클럽은 온라인 회원수가 450여명, 궁궐 답사 등 오프라인 모임에도 매번 50여명의 회원들이 모인다.


사실 그는 역사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사람이다. 직장을 그만 둔 뒤, 지인의 소개로 궁궐이야기 클럽 활동을 하게 된 것이 인연이 됐다. 처음에는 역사에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지만 멘토 역할을 하는 선배 은퇴자들의 열정에 매료돼,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하게 됐다. 이제는 매주 서점에 나가서 관련 서적을 찾아보고 저자 강연회를 다니는 등 역사 공부 재미에 푹 빠져 있다.


그는 대기업에서 전략과 비전을 다루는 부서에 오랫동안 근무했다. 덕분에 직장생활을 하면서 누구보다 비전과 혁신, 꿈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했다. 회사의 전략을 기획하고 직원들이 이를 실천할 수 있게 독려하는 것이 그의 역할이었다. 그는 언제나 남보다 빨라야 했고 진취적인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직장생활을 그만 둔 뒤, 자신은 정작 스스로의 전략과 비전을 만들지 못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은퇴 준비에서만큼은 다른 직원과 별반 다를 것이 없었던 것이다.


“생각해보니까 내 준비를 하나도 못 했다는 것을 알았어요. 직장 생활에서야 회사의 내일을 준비하자고 말했지만 정작 나의 내일은 신경 쓰지 못했던 거죠. 그래서 직장 생활을 그만둔 뒤 참으로 많은 이들을 만나고 다녔던 것 같아요. 덕분에 제가 오랫동안 즐길 수 있고 몰입할 수 있는 것을 찾았습니다.”


은퇴 후에도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을 찾아야 한다. 단순히 자기 만족을 위한 재미가 아니라 마땅한 동기부여가 있을 수 있는 재미여야 한다. 딱히 자기가 좋아하는 게 없다는 말은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만일 그렇다면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에게서 나의 가능성을 역으로 발견하면 자신의 영역을 찾을 수 있다. 누가 알아서 챙겨줄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아무도 당신에게 즐거운 일을 만들어주지 않는다.


“누군가 당신에게 지금 20대로 돌아갈 기회를 준다고 말한다면 어떻게 대답하시겠습니까? 아마 많은 분들이 다시 젊은 시절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할 듯 합니다. 하지만 은퇴 생활을 정말로 행복하게 즐기고 있는 이들은 ‘나는 돌아가기 싫다’고 당당히 말하지 않을까요? 여러분은 어떤 자리에 있기를 원하시나요?”


문의: 02)3218-6237



[이재원 강사의 추천 도서]


근대를 말하다


어떤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서는 그것의 흔적을 살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언제 시작됐는지, 무슨 조건이었는지, 어디에서 발생한 것인지, 또 다른 변수는 없었는지 등 다양한 조건을 종합해 그 이유를 밝혀낸다. 그런 의미에서 역사는 우리가 발을 딛고 사는 우리나라의 다양한 사회 문화 현상을 설명하기 위한 수단으로 설명될 수 있다. 특히 시기적으로 멀지 않은 근현대사는 우리 시대의 또 다른 얼굴이 될 수 있다.


역사학자 이덕일의 『근대를 말하다』(이덕일, 역사의아침)는 600년 왕조의 몰락과 함께 망국의 아픔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역사평설이다. 구한말 열강들의 틈바구니에서 스러져간 조선과 대한제국의 역사에서 시작해 일제 식민통치와 임시정부 수립, 독립운동 등 역사 속의 장면들이 53가지 키워드로 정리돼 있다. 이 책은 우리 역사를 단순하고 획일적으로 보던 기존의 시각을 탈피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저자는 망국의 역사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용기만이 우리에게 새로운 미래를 제시할 것이라고 말한다.


역사는 과거에 머물지 않는다. 현재와 미래를 향한다. 기록된 과거를 놓고 현재와 미래를 설명한다. 사람의 역사 역시 마찬가지이다. 나의 과거를 멀리 하지 않고, 그것의 의미를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자신 앞에 당당하다. 이런 의미에서 은퇴를 앞두고 준비해야 할 것 중 하나는 자신을 돌아보는 것이다. ‘나는 무엇이었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 은퇴했다고 자신의 역사가 끝나는 것이 아니다. 새로운 시작을 위해 필요한 것은 바로 자신 앞에 마주서는 것이다.
 

2013-03-08 00:02 2013-02-14 19:16

Comments List

  1. 이은숙 2013-12-24 09:36 # 수정/삭제 답변달기 퍼머링크

    선생님에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또 한 해가 간다는 마음이 스산하고 쓸쓸하군요
    새로운 시작을 위해 좋은 마무리가 되구 재미있고 즐거운 노후를 맞기 위해

    시니어 파트너즈에 가입했는데 출석이 저조해 죄송해요
    열심히 노력할께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울은 해맑고 고요한 자신에
    눈동자라 하더군요 선생님이 추천하신 도서 근대를 말하다 책을 읽어볼께요
    늘 건강하세요!!!!!!!~~~~~~~ 은숙

  2. 황수현 2014-05-03 07:08 # 수정/삭제 답변달기 퍼머링크

    개인의 역사도 마찬가지로 과거를 돌아보고 반성하면서
    미래를 이루어가는 과정에서 또 다른 반성을 만들지 않기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항상 같은 모습을 지니고 계시는 선생님의 좋은 글! 감사히 읽었습니다.

  3. 2014-09-15 15:43 # 수정/삭제 답변달기 퍼머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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