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장암을 다녀와서


지난 일요일 집사람과 함께 양산 통도사 산 내 암자 자장암을 다녀왔다.
 우리 부부는 시간이 날 때마다 산행 겸 사찰탐방을 자주 하는 편이다. 시간이 어중간해서 멀리 갈 수도 없고 평소 다니던 통도사 금강계단을 참배하고 자장암을 들렀다.

자장암엔 두 가지 유명한 게 있는데 하나는 금와보살이 있으며 두 번째는 자장암 마루에서 영축산을 바라보면 뚜렷이 보이는 와불이 있다. 보기에 따라서 아니라고 하면 그만이고, 금와보살 역시 믿지 않으면 그만이다. 그러나 믿음이란 반대하지 않는 마음이며, 부정하지 않는 마음이고 자꾸만 이유를 따져서 사안을 어렵게 하지 않는 마음이라야 한다는 생각으로 우리 부부는 이의를 제기하진 않는다.

금와보살은 불자는 물론 세인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으며 호기심 반 불심 반 등으로 자장의 손가락 구멍을 보러 오는 사람들은 많다.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서 바위에 뚫어진 자장의 손가락 구멍에 대해서 대충 설명한다면,
자장이 지금의 자장암이 있기 전에 바위에 의지해서 움막을 짓고 통도사를 창건하기 위한 기도를 할 때 개구리 한 마리가 나와서 가지도 않고 서성거려서 바위에 손가락으로 구멍을 뚫고 개구리를 거기에 살게 했다. 이후 개구리는 자장의 곁을 떠나지 않고 항상 바위 구멍에서 머물렀다.

그 바위 구멍은 지금도 있고 그 개구리를 불심으로 생각해서 불자들은 금와보살이라고 부른다. 금와 보살을 보려고 여기를 찾는 많은 사람들은 제각기 다른 생각으로 바라볼 것이다.

행동을 주체하지 못하고 어떤 분은 구멍 안으로 들여다보고 아무것도 안 보일 때 꼬챙이로 쑤셔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라이터로 불을 켜고 들여다보는 사람도 있다. 또 어떤 사람은 아예 가까이 가려고도 않고 멀리서 합장하고 기도하는 사람도 있다. 나는 여기서 잠깐 어설픈 철학자가 되어 본다. 믿음과 의심은 반대되는 말이다.
믿음이 주는 결과와 의심으로 해결한 결과도 반대일 수 있다.
금와 보살을 보신 많은 분들과 수년을 찾아와도 한 번도 보지 못한 많은 사람들의 생각은 어떤지 모른다. 그러나 그 바위 구멍에서 무엇인지를 찾으려고 애쓰는 그 사람 앞에 갑자기 금와보살이 나타난다면 저 사람의 태도가 어떻게 변할까...하는 생각을 잠시 해보며 사람마다 다른 복잡한 인간의 마음을 어떻게 다스리는 것이 좋을까를 생각해 본다.

불심이란 생물이나 무생물이나 삼라에 동일하게 깃든 아주 평등하며 저마다 사용하기 쉬운 마음이라는 말을 듣곤 한다. 이 추운 겨울에 금와를 보려고 여기까지 와서 보질 못하는 서운함과 의심 때문에 꼬챙이로 자장의 손가락 구멍을 쑤시는 어떤 사람의 마음은 아주 현실적이고 진실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진실하고 현실적이라고 해서 가만히 있는 사람보다 더 많은 결론에 도달하는 것은 아니다.

자장이 통도사를 창건한 연대가 언젠데 지금도 그 금와가 있는가? 겨울이면 어디로 가나? 무얼 먹는가? 등 인간의 지식으로 지을 수 있는 작은 의문들은 끝없이 많고 그 의문은 결론 낼수록 없어지기는커녕 더 많은 의심만 뿌려준다. 그래서 끊는 일에 대해서 말하고 있지 않는가.

우리는 암자에서 주는 먹기 미안할 만큼 예쁜 오색떡과 커피 한 잔으로 늦은 점심을 대신해서 약간의 허기만 채우고 몇 군데 더 답사하며 휴일을 보람있게 보내고 돌아왔다.
 

<시니어리포터 정주호>

http://www.yourstage.com/newsinfo/travelview.aspx?thread=78377

2013-02-22 13:32 2013-02-21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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